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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없는 원숭이 : 데즈먼드 모리스 : p45-p46
억센 근육이 아니라 두뇌로 전투에서 이겨야 했기 때문에, 털 없는 원숭이는 지능을 크게 높이기 위하여 극적인 진화를 거쳐야 했다. ... 그것은 유아기의 어떤 특성을 어른이 된 후에도 그대로 계속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서, 전문용어로는 유태보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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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없는 원숭이 : 데즈면드 모리스 : p167
유태보존적 진화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측면이다. 어린 원숭이 ... 는 모두 호기심이 왕성하지만, 자라날수록 그 호기심은 차츰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나이가 들어도 어린 시절의 호기심을 간직하고, 때로는 호기심이 더욱 강해지기도 한다. ... 이것은 우리 인류의 가장 위대한 생존 기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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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본 책에 따르면 인간의 조상이 다른 동물 보다 우수한 점은 먹이감을 오래도록 추적하는 능력이며 이 추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체내의 열은 열에 가장 취약한 뇌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뇌가 커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뇌를 키우는 방법은 유태보전적 진화를 통해 뇌의 용량을 늘렸고 이 유태보존의 부수적인 영향으로 호기심을 간직하여 가장 위대한 생존 기술인 끝없는 학습을 만들어 냅니다.
여기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글을 한번 쓴 적이 있는데 어떤 현상이 발생했을 때 기존의 설명은 주로 발생의 원인을 확인하고 발생된 현상이 발전(또는 성장)을 한다면 그 발전 원인에 대해 확인하는 쪽의 설명은 많은데 비하여 퇴보를 막는 이유를 분석한 글은 별로 없어서 인간 지능의 발전에 대한 원인 규명이 아닌 퇴보 막는 이유를 써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간이 언어를 배우는(또는 학습하는) 행동은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예1 : 신의손이라는 구소련 골키퍼가 우리나라 프로 축구단에 입단했을 때 그가 제일 먼저 익힌 단어는 '수비수 이름과 왼쪽, 오른쪽, 앞, 뒤'였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런 제한된 어휘만으로도 그 당시 국내골키퍼를 훨씬 능가하는 성적을 냅니다.
예2 : 외국어를 공부할 때 어느정도 말이라도 하려고 몇 천 시간은 꾸준히 들어야 한다면 얘기가 있습니다. 그 정해진 그 시간을 넘기기 전에는 외국어 학습은 인생에 별도움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외국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 얘기를 알고 있지만 예전 우리 조상은 모르는 얘기입니다.
그럼 예전의 우리 조상은 '예1'처럼 제한된 몇 단어만을 아는 것이 자연스러울까요 아니면 '예2'처럼 한 언어(또는 단어와 문법)를 익히기 위해 몇 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울까요? 즉 균형은 제한된 몇 단어에서 생길까요 아니면 몇 천개의 단어와 문법에서 생길까요?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은 제한된 몇 단어에서 균형이 형성됩니다. 오직 인간만이 유태보존에 따른 호기심으로 인해 초기에는 별 의미도 없는 몇 천개의 단어와 문법을 학습하여 초기의 몇 단어에서 생긴 균형을 뚫고 새로운 균형을 이루는 몇 천개의 단어와 문법을 익히게 됩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알듯이 이렇게 학습된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인간은 동물과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민망한 존재가 됩니다.
하여간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뇌라는 하드웨어의 차이라기 보다는 호기심이라는 소프트웨어의 차이에 의한 (언어)학습에서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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