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 치알디니 : p25
어느 날 나는 아리조나 주에서 인디안 보석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친구로부터 매우 재미있는 전화 한통을 받았다.
터키옥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상당히 낮게 책정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팔리지 않고 있었다. 궁여지책으로 ... 손해를 보더라도 재고품을 모두 정리하기로 결심을 하고 간단하게 흘려 쓴 메모를 지배인에게 남겼다.
"진열되어 있는 터키옥을 모두 반값에 처분하세요." 며칠 후 출장에서 돌아와 보니 ... 재고는 모두 정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지배인은 그녀의 흘려 쓴 글씨를 잘못 읽어서 반값에 판매하라는 지시를 2배의 가격에 팔라는 것으로 잘못 이해했고, ... 기존 보다 2배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 3일 만에 모두 팔려버린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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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치일디니 : p31
인디안 보석 가게에서의 관광객들의 어리석은 구매 행동을 비웃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들도 나름대로의 이유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들은 '싼게 비지떡'이라는 법칙에 익숙해져 있었으며 그 법칙이 거의 틀림이 없다는 것을 생활하면서 반복적으로 확인하며 살아왔다.
그런 상황에서 터키옥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 없이 좋은 품질의 보석을 구입하기 위하여 '비싼 것 = 품질 좋은 것'이라는 확실한 의사결정의 기준을 사용한 관광객들을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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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p246-p249
이건희와 그 주변 사람들의 사치스런 생활을 지켜보며, 나도 이른바 '명품'의 세계에 눈을 떴다. 그런데 '명품'은 실용성은 엉망인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이건희 일가가 입는 양복은 일상복으로 입을 수 없다. 쉽게 구겨지고 주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편한 옷을 입는다는 게 그들에게는 귀찮은 일을 직접 할 필요가 없는 신분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여겨지는가 보다.
그들이 차고 다니는 시계도 마찬가지다. ... 이런 수제 시계 역시 보통사람들이 쓰기에는 영 부적절했다. 아침마다 태엽을 감아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맞지 않는다. ... 태엽을 감는 일이 '다른 신분'에 속해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 처럼 통하나 보다.
삼성 임원들이 소비하는 '명품'은 (대중과) 문화적, 심리적 분리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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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 p245
섬유의 보석이라는 '캐시미어' 보다 값이 비싼 희귀원단으로 '과나코'라는 게 있고 그보다 귀한 것으로 '비큐냐'가 있는데, 이는 페루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산양의 양모로 짠 감이다. '비큐냐'로 만든 상의만 1500만 원에 이르고 코트는 5000만 원대다. 이건희가 '비큐냐' 양복을 무척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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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치알디니 :p367
그러한 경우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희귀한 물건이라고 해서 그것이 더욱 맛있거나 더욱 좋은 소리를 내거나 더욱 성능이 뛰어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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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단과 목적
가끔 살다 보면 어떤 것이 수단이고 어떤 것이 목적인지가 불명확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메시나 호날두의 경우 축구가 좋아 열심히 하다 보니 돈을 번 것인지 돈이 좋아 자신의 잠재 능력 중 돈 벌기에 가장 쉬운 축구를 하는 것인지를 알기 어려운 것처럼 수단, 목적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아마 어느 순간까지는 놀이였다가 어느 순간부터 이 놀이를 통해 타인과 차별, 우위, 돈 등을 알고 목적과 수단이 바뀌었다고 봄이 타당할 듯싶습니다.
2. 희귀성
희귀한 물건을 제조하는 회사는 그 희귀성으로 인해 제조사는 크게 두 가지 이익을 얻는데 하나는 높은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독점에 의한 기업의 생존 가능성의 증가를 들 수가 있습니다.
3. 명품 구매 이유와 방법
비싼 물건이 좋은 물건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2번째 단락에 설명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좀 다르게 접근하겠습니다.
돈이 많을 경우 제품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사는 것 보다 그냥 사고 아니다 싶으면 버리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눈깔 사탕을 사먹을 때 이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등을 다 분석하고 사먹는다고 하면 참 주위사람들에게는 즐거움을 주겠으나 그닥 합리적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겠죠.
4. 명품 소비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
일부는 명품을 사기 위해 돈을 벌고 일부는 돈이 많아서 명품을 사죠.
일부는 제품의 품질이 좋을 거라 생각하고 사고 일부는 다른 사람과 차별되기 위해 사죠.
5. 인간의 욕구는 무제한이고 이에 따라 물질적 욕구 또는 물질에 대한 소유욕도 무제한일까요?
만약 사용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물건의 소유가 필요하여 삼선반점 이사장이 희소하면서도 실용성이 엉망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물건이 비싸기 보다는 희소한 물건이 비싼 것인데 희소한 제품은 그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조비용 보다 많은 돈을 사용하기도하기 때문입니다.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비용의 예를 들면 다수의 소비자에게 판매를 포기하고 소수에게 판매를 하는 것 역시 기회비용의 측면에서 보면 비용이 됩니다.
좀 상상의 날개를 펴면 현대과학기술로 페루의 고산지대와 유사한 환경을 해발 0m에 못 만들 이유는 없겠죠. 그럼 독점은 깨지고 희소성을 잃은 물건의 값은 떨어지겠죠. 그럼 이것을 막기 위해 페루 산양의 수출 금지한다면 이 금지를 위해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희소한 물건을 사용 목적으로 소유하려 한다면 그건 합리적이거나 경제적이지 못한 행동이 됩니다.
우표수집의 경우 수집한 우표를 사용하기 위해 구입하는 것이 아닌 수집 자체가 취미인 것처럼 삼선반점 이사장이 실용성이 엉망인 제품을 수집하거나 자신의 신분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런 소비를 한다면 이것은 이해가 됩니다.
삼선반점 이사장이 타인과 자신의 신분을 구별하기 위해서 하는 소비라면 이는 물질적 욕구가 아니라 정신적 욕구가 됩니다.
물질적 욕구는 물질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정신적 욕구의 충족은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신체를 유지(물질적 욕구)하기 위해 단백질 등의 음식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만큼의 음식을 먹어야 하지만 정신의 고상함을 유지(정신적 욕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값비싼 음식을 먹거나 식사중 고상한 대화를 하는 것 등으로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6. 문제는 정신적 욕구의 충족이다.
현대 자본주의의 발전은 대체 불가능한 유한한 인간의 욕심(예:배고파서 먹는 밥)이 아니라 대체 기능한 무한한 인간의 욕심(예:품위를 위해서 먹는 밥)에 의한 것으로 적절한 대체에 따라 현 발전을 능가하는 발전도 가능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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